실로 감개무량하다! ㅠㅠ
처음 Hovland MG2는 국내에서 구하려고 했다. 오랜 기간 오디오를 해온 경험상 국내 사용자들이 외국 사용자들보다 기기를 소중히 관리하는 편이고 거래가 간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고장터를 통해 구입하려고 장터에 수 차례 구입글을 올렸지만 워낙 거래가 드믄 편이고 소수 LP매니어 정도만이 사용하고 또한 만족하고 있으므로 중고로 나오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결국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난 후 Hovland Amp를 수입하는 수입상에 전화를 했다.
저어~ Hovland에서 나오는 포노케이블이 있는데 수입이 가능한가요? 네? Hovland에서 포노케이블도 만드나요? 대략 난감... 수입상에서는 그런 케이블이 있는 지도 몰랐다. ㅠㅠ
이때부터 험난한 여정이 시작됐다. 하지만 수입상은 친절히 대리점 한 곳을 소개하며 그곳에 Order를 내보라는 것이다. 부피도 크지 않으니 앰프 수입할때 같이 Order를 내면 될테니... 다행이 대리점은 나와 거래가 있던 곳이었고 그곳은 비교적 평판이 좋은 곳이어서 일말의 희망을 걸고 전화를 했다. 저어~ Hovland MG2 어쩌고 저쩌고... 이곳에서도 수입상과 똑 같은 소리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좌절이... 아무리 LP 시대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바닥은 Hiend를 취급하는 곳이 아닌가! Stereofile A+ 에 랭크된 소위 말하는 최고 Grade인데...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고 다행이 사장님은 다음번 Order를 낼 때 같이 Order를 내겠다고 했다. 금액은 해외 구매를 하는 것 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난 몇 번이고 고맙다고 하며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끊었다.
그로부터 약속한 한 달이 지나도 전화가 오지 않아 다시 전화를 했다. 다행이 사장님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Amp를 Order 할 수 없었다고 거듭 미안해 하는 것이다. 결국 시간만 허비하고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었다.
이때부터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Audiogon에도 잘 나오지 않아 신품을 구입하기로 했는데 대부분 외국의 인터넷 쇼핑몰은 자국의 거래 위주로 되어 있어 해외 구매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특히 Hiend Audio쪽은 더욱 해외 구매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대부분의 오디오가 무게나 부피가 장난이 아니고 금액 또한 고가이기 때문이리라... 더구나 해외 구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기꾼들도 많아 국내에서 어떻게든 구해보려 했던 것인데... 몇 몇 물망에 오른 인터넷 쇼핑몰을 리스트에 올려 두고 이것저것 꼼꼼히 살펴 보고 그 중 제일 괜찮아 보이는 사이트를 결정했다.
바로 Musicdirect인데... 사이트 관리가 잘 되어 있고 해외 판매도 하고 있으며 금액도 타 사이트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비교적 쉽게 Order는 냈고 이어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해외 주문의 경우는 바로 구매금액을 정할 수 없고 UPS나 Fedex같은 운송업체의 운송비가 결정되면 그때 구매금액이 최종 결정이 되므로 이런 시스템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바였다. 운송비를 포함한 최종 구매금액이 얼마이니 구매 의사가 있으면 Reply를 주면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Thank you! 곧바로 회신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났다. 회사 업무로 바빠 체크할 겨를도 없었고 더 이상 문제될 부분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으므로 기다리기만 하면 되리라 생각했었다.
이때부터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는데 이어 다시 메일이 왔다. 내 신용카드 회사에서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구매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무슨 xxx... 내가 분명 승인이 떨어졌다는 SMS를 받았는데... 다음날 바로 신용카드 회사에 연락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승인내역을 스캔해서 보내달라고 했다. 다행이 친절하게 응해줬고 그 스캔 파일을 첨부해서 다시 확인해보라는 메일을 보냈다. 곧바로 답장이 왔고 그쪽에서 다시 확인하고 진행하겠다, 고맙다고 했다. 그럼 그렇지...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넘게 지나고 아무 소식이 없어 또 다시 메일을 보냈다. 진행 상황을 알려달라고... 그랬더니 사흘이 지나 겨우 답장이 온 게 현재 재고가 없어 입고되면 보내주겠다, 고맙다... 이런 xxx 아마 한국이었으면 아마 벌써 문 닫았을 거다. 그래도 내가 아쉬워서 주문했으니 참고 기다려야지...
다시 일주일이 지났을까.. 새벽에 갑자기 SMS 문자 메시지에 잠을 깼다. 직업상 새벽에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문자 메시지가 날아오는데 혹시 시스템 장애가 생긴 게 아닌가 했는데 이놈들이 다시 승인을 딴 것이다! 이 xxx ...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다시 신용카드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외국에서 간혹 그런 경우가 있는데 걱정할 것은 없고 어차피 하나의 건에 대해서만 입금을 시켜줄테니 걱정하지 마라는 것이다. 음... 그럼그렇지... 일단 이중 지급되는 것은 안심하고 다시 이놈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정중하게... 그러나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마찬가지 신용카드 회사에 부탁해서 이중 승인된 내역을 스캔받은 파일을 첨부해서 말이다.
이틀이 지나 답장이 온 게 자기들도 열 받은 모양이다. 내 신용정보에 나와 있는 주소지와 내가 Order 한 주소지가 틀려 승인이 안 났다나... 자식들이 장난하냐? 내가 해외 구매가 몇 년인데.. 그 정도는 기본이지... 곧바로 메일을 보냈다. 정중히 다시 한번 체크해보라, 난 문제가 없다, 계속 그러면 취소하겠다. 그리고 다음날 곧바로 메일이 왔다. 짤막한 한 줄의 문장 Sir, Approved. 곧바로 보내주겠다. 이 xxx 싸가지 없게... 그래도 참아야지...
그리고 아무 연락이 없었다. 나도 업무에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고 바로 지난 주 금요일 UPS에서 물건이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우~ 이런 감격... 분명 UPS에 배송하면 운송번호를 알려주겠다고 했었는데 녀석도 기분이 나빴는지 바빠서 잊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아주 기분 나쁜 거래였다.
암튼 오늘 드디어 내 손에 들어 온 것이다. 혹시나 배송상에 문제가 있으면 더더욱 골치가 아픈데... 특히 하나는 LP라 더욱 신경이 쓰였다. 역시 미국놈들은 이런 건 확실하단 말이야! 무지 튼튼하게 삼중 포장을 해서 집어 던져도 괜찮을 정도였다.
이제 Cable이 수중에 들어왔으니 이제 LP Player를 조립하기만 하면 된다. 근데 일년 전에 주문한 LP Player는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았다. 아마 이 달까지는 될 것 같은데.. 벌써부터 몸이 근질거리고 안달이 난다. 하루라도 빨리 시스템을 완성시켜 떨리는 손으로 Record에 바늘을 올려 놓을 일이 말이다. ㅎㅎ
p.s. 사진 하단의 푸른색 클리어 파일 박스가 바로 Hovland MG2입니다. 명성에 비해 포장은 허접합니다. 흔한 설명서 하나 없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