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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

타인의 시선

2008년의 마지막 날임에도 야근을 해야했다. 중요한 서비스가 있어 이를 Monitoring을 해야하는데 올해 마지막날까지 팀원을 붙잡아 두기 미안해서 내가 남은 것이다.

요 며칠 기온차가 심해 결국 감기로 몸 상태는 억망이었지만..


오늘 회사 COO와 차를 마시며 새해인사를 나누던 중이었다. 참고로 COO는 50대 중반의 여자이고 내 팬이다. ㅎㅎ

K: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ㅎㅎ
COO: K도 내년에는 좋은 사람 만나세요. ㅎㅎ
K: 관심없는데요. ㅎㅎ
COO: 여자는 혼자 살수 있지만 남자는 안돼요. 내년에는 꼭 좋은 사람 만나요.
K: 네(길게 얘기하면 내가 불리하다.)
COO: 참.. K는 여자 얼굴을 많이 보죠?
K: 아닌데요? 전 착하면 돼요. ㅎㅎ
COO: 에이~ 아니던데.. K는 얼굴 많이 본다던데.. 이뻐야되고.. 그리고, 좀 특이한 스타일을 좋아하던데..
K:(아니.. 내가 내 취향을 이야기한 적이 없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가 싶었다.) 아닌데.. -.-
COO: 누가 그러던데.. K가 우리 회사 큐레이터 좋아한다면서..
K:(허걱.. 큐레이터라면 몇 달전 얼핏 한번 본 적이 있었는데.. 순간 기억을 더듬어갔다. 큐레이터라면 키가 172정도였고, 몸매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개인적으로 90년대 패션모델처럼 마른 스타일을 좋아한다. ㅎㅎ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내가 좋아하는 얼굴이었으리라.. 그리고 좀 더 생각을 해보니 내가 원래 예술 전공인 여자를 좋아하기에 더욱 끌렸을거다. 당시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고 못 보던 여자가 내 옆을 지나쳐가기에 당시 비서실 여직원에게 누구인지 물었던 것이 전부다. 그렇다면 비서가 COO에게 내 취향을 이야기한 것인데.. 내가 넋을 잃고 쳐다본 것도 아니고 너무나 순간적으로 지나쳐 갔고 누구인지 물었던 것이 전부인데 여자의 감각이 이렇게도 섬세한 것인가.. 당시 순간적으로 호감은 있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는데.. 순간 마음을 들킨 것 같았다.) 아닌데요.. -.-;;
COO: 에이.. 맞죠?
K:(그럼 뭘해.. 난 사내 커플은 반대인데.. 전혀 생각이 없다구..) 제가 좀 특이한 스타일을 좋아하긴 하죠.. 헤헤
COO: 그런 타입은 결혼 상대로는 아니에요..
K: 전 제가 끌리는 특이한 구석이 없으면 흥미가 없어지더라구요.

때 마침 COO에게 걸려온 전화로 대화는 끝이났다.
새삼 타인의 시선에 비친 내 모습이 이런가하는 생각이 든 2008년 마지막 날이었다.


아듀!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