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후기..
2010년 시즌 첫 오페라는 국립오페라단의 모짜르트 '이도메네오' 였다.
이소영 연출과 정명훈의 만남 자체가 날 흥분시켰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모짜르트 작품.. 게다가 국내에선 처음 공연되는 작품이라 한층 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리고,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임선혜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오페라 팬의 한 사람으로서 결코 놓칠 수 없었던 공연..
그 동안 임선혜씨의 공연은 DVD를 통해서만 접해왔던 터라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도 좀처럼 오지 않으리라..
예상대로 예술의전당 오페라 홀이 매진사례를 이뤘고, 일찌감치 도착한
홀에는 이미 많은 관객들로 술렁이고 있었다.
모두들 나와 같은 기대감을 갖고 온 것이리라.. ㅎㅎ
더구나 시즌 첫 작품이니 겨울내내 공연을 접할 수 없었던 오페라 팬은 빠짐없이 왔을 것이다.
이소영씨의 연출은 이제는 그녀만의 컬러를 충분히 인정해야 하지 않을 까 싶다.
그 동안 그녀의 오페라를 통해 참신하고도 색다른 시도와 여성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충분히 호응을 이끌어 왔으니 이번 작품도 자뭇 기대가
됐다.
무대에 올리기에는 오페라의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이 섬, 바다 등이라
이를 어떻게 무대연출로 이끌어 낼까 나름 흥미로웠는데 막상 공연이 올려졌을 때 요즘 오페라 공연의 트랜드라 할 수 있는 추상적인 무대 장치와 소품
선택으로 마치 잘 세팅된 연극 무대를 보는 듯 했다.
마지막 즈음에 붉은 색 꽃잎이 내리는 장면은 매혹적이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국립교향악단의 음악이야 뭐라 말할 필요가 있을까..
매번 그를 볼 때마다 용기를 내어 난생처음 사인이란 것을 받았던 대학 1학년
때가 생각난다.
당시에는 피아니스트로 더 유명했던 시절이었는데..
임선혜씨는 라이브가 처음이라 상당히 긴장하고 들었는데 역시 CD나 DVD를 통해 들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내 생각에는 지금이 그녀의
전성기가 아닐까 한다.
헬렌권씨 또한 인상적이었고..
이런 호화 캐스팅의 공연을 앞으로 또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배역 하나하나가 초호화 캐스팅이라고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 지도 모르게 세시간이 꿈처럼 지나갔다.
훌륭훌륭훌륭